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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치질)이 매우 흔한 병이란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대장내시경을 하다 보면 치핵(치질)이 없는 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글을 보시는 분들은 다소 과장이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은 치핵(치질)은 이보다 훨씬 더 흔한 질병입니다.

 

훨씬 더 흔한 정도가 아니라 모든 성인이 다 갖고 있는 병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변을 보는 과정을 비롯해, 앉고 일하고 운동하는 매일매일의 일상생활 과정이 바로 치핵 발생을 촉진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웬만큼 나이가 든 사람치고 치핵이 없는 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실제로 대장내시경을 하다 보면 치핵(치질)이 없는 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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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사용되었거나 혹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치질(치핵) 치료법을 총망라해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괴사제 주사 (necrotherapy)

지금처럼 의료시스템이 확립되고 정상적인 치핵 치료가 보편화되기 전인 70년대 이전에 음성적으로 시행되던  치료법입니다. 무자격자나 한의원에서 주로 시행했습니다. 외과 역사를 보면 미국에서 20세기 초반에 미대륙  횡단열차를 타고 떠돌아다니는 돌팔이들에 의한 무분별한 괴사제 주사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고 그런 사건을 계기로 괴사제 치료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인해 비교적 근래까지 행해지고 있었던 것 같고 현재도 간간히 시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비방이 있다고 하나 대개 살을 썩히는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청산가리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정확히 치핵 조직 내에만 선택적으로 괴사제가 주입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괄약근을 비롯한 주변 조직에 침투된 괴사제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이 다수 발생할 수 있으며, 오염된  괴사제 주사로 패혈증 발생과 사망사고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효과 여부를 떠나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해한 물질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불법행위입니다.


실로 묶는 법

지금도 마치 무슨 큰 비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 치료를 선전하는 데도 있습니다만(병원은 아닙니다), 실로 치핵을  묶어 주는 치료는 기원전 히포크라테스 때도 행해지던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입니다. 괴사제처럼 위험한 치료는 아니지만, 근치와는 거리가 먼 치료법이고, 시술 후 장기간 극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없는 높은 치료비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소달구지를 끌고 나와서 택시 영업을 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나름의 정취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냉동요법 (cryotherapy)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한동안 최첨단 치핵 치료법인 양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치핵 덩어리들을 영하 40℃ 이하로 급속 냉동시켜 썩혀 떨어뜨리는 치료법입니다. 썩혀 떨어뜨린다는 측면에서는  괴사제 치료와 다를 바 없지만 화학적 손상을 입히는 괴사제와는 달리 물리적 손상을 이용하는 치료법이고, 손상 부위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이런 통제가 잘 안될 수 있고, 살이 얼었다 썩어서 떨어진 후 상처가 낫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과정에서 불쾌한 분비물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며, 결국 지나친 손상이나 미흡한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은  등의 여러 단점들 때문에 지금은 거의 사장된 치료법입니다.


경화주사요법 (sclerotherapy)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돌팔이들에 의한 괴사제 치료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미국의사협회에서 당시 사용하던  괴사제에서 독성을 제거한 용액을 연구개발해 사용하게 된 데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페놀과 올리브오일 등을 섞어 만든 경화제는 주사기로 주입된 부위의 피부나 점막을 괴사시키는 대신 염증을 유발하여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따라서 출혈이 자주 되는 치핵의 치료 등에 사용되기도 하나 그 효과가 미미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근래에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치료법입니다.


적외선응고법 (infrared coagulation)

일종의 소작술입니다. 소작술이란 태우는 치료라는 뜻입니다. 

이런 소작술은 히포크라테스 시대 이전부터도 심한 치핵을 대상으로 시행되던 치료법입니다. 사실 근대 의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인류 역사의 전 기간을 통해 묶고 태우는 방법 외에 특별한 수단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요. 다만 그 당시의 소작술은 불에 달구어진 쇠꼬챙이를 사용했다면 지금에 와서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조직을 태운다는  사실만 달라진 것입니다.


적외선응고법은 달구어진 쇠꼬챙이 대신 보다 세련된 적외선열장치를 통해 치핵 조직을 태우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특별하게 고안된 장치가 사용됩니다. 이런 적외선응고법도 1990년대에 한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고 일시적이라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무밴드결찰술 (rubber band ligation)

고무밴드로 치핵 조직을 묶어 줌으로써 혈액순환을 차단시켜 결국 썩혀 떨어뜨리는 방법입니다. 여성들이 고무밴드로 머리칼을 정리해 묶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장치를 사용해서 항문 속의 치핵 조직을 당긴 후 고무밴드를 장착합니다.


결국은 치핵을 실로 묶는 방법과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고무밴드 결찰술은 해부학적인 면을 고려하여 항문 속 깊은 
곳의 내치핵만을 치료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반해, '실로 묶는 방법'은 보통 한의사 등에 의해 시행되면서 이런  해부학적인 고려 없이 모든 치핵을 용감하게(?) 묶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과 상처 지연 치유 등의 합병증이 빈발한다는  점입니다.

 

고무밴드 결찰술도 적절한 대상 즉 심하지 않은 출혈성 치핵을 일정 기간 임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는 있습니다만  얻어지는 효과에 비해 이차출혈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결국은 단기간 내에 대부분 재발을 하기 때문에 요즘은 잘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레이저수술 (laser therapy)

레이저 수술은 많은 환자분들을 혼란하게 만든 대표적인 치료법입니다. 

레이저라는 이름이 갖는 '첨단'의 이미지 때문에 많은 분들께 이름 자체만으로 뭔가 큰 기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때 많은 유행을 했고, 레이저 수술을 하지 않는 의사는 시대에 뒤처진 의사로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레이저 수술도 결국은 소작술의 한 종류일 뿐입니다. 달구어진 쇠꼬챙이 대신 레이저를 광원으로 하는 열 장치로 치핵을 태운다는 것만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레이저 수술은 정교한 수술에 포함될 수가 없는 치료법입니다.


1990년대 중반, 레이저 수술이 한참 붐을 이룰 당시 저를 비롯한 몇 명의 뜻있는 외과의사들은 레이저 수술의 이런 
허구성을 초기부터 간파하고 레이저 수술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많은 애를 썼습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어느 일간지에 레이저 수술의 허구성에 대한 저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된 것을 보고 어떤  의사는 저를 고소하겠다고 전화를 걸어왔고(지금도 어떤 내용으로 고소하겠다는 것인지 미스터리입니다만), 어떤  장비업자는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 두고 보겠다'는 협박전화까지 걸어올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레이저 수술을 받은 분들의 실제적인 결과가 드러나면서 레이저 수술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고, 결국 요즘에 이르러서는 거의 사장된 치료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가 되었습니다.


직류전기소작술 (Ultroid)

이런 와중에 또 다른 소작술들이 연속해서 등장했는데 그런 치료들 중의 하나가 울트로이드(Ultroid)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고 나타난 직류 전기소작술이며 다음에 설명드릴 교류 전기소작들도 또 다른 아류입니다. 더 이상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짐작하시겠지만 1-2년 난리를 치며 홍보를 하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게 된 치료법입니다.


교류전기소작술 (bipolar cauterization)

또 하나의 소작술인 이 방법도 일부 병원에서 홍보를 하며 떠오르는 듯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와 같이 모든 소작술은 자세히 들어보지 않아도 소작술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를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나타난 소작술이 다 그런 운명을 겪었고, 앞으로도 혹시 어떤 근사한 이름으로 새로운 소작치료법이  나타난다고 해도 백발백중 같은 길을 갈 것입니다.


치핵 동맥결찰술 (HAL)

이 치료법은 좀 더 해부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사람들을 설득하려 했던 치료법입니다. 

HAL이란 약자가 Hemorrhoidal Artery LIgation, 즉 치핵 동맥 결찰술이란 의미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치핵으로 공급되는 동맥을 도플러 장치를 사용해 찾아서 선택적으로 묶어주면 혈관조직으로 이루어진  치핵은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핵은 혈액 공급을 위쪽에서 내려오는 치핵 동맥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바닥, 즉 괄약근을 뚫고  올라오는 혈관에서도 다량의 혈액을 공급받고 있다는 사실과 치핵의 혈관들은 매우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어서  몇몇 곳의 동맥이 차단된다고 해도 다른 경로를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간과함으로써  만족스러운 치료법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PPH(Procedure for Prolapsing Hemorrhoids):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절제술

이 수술법은 10여 년 전에 이태리의 한 외과의사가 직장암 수술 시 항문을 통해 장을 이어주는 자동문합기를 사용해 항문  속에 있는 내치핵 부위를 도너츠 모양으로 잘라내면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는 내치핵 자체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내치핵 위쪽의 직장 점막을 도넛 모양으로 절제를 한 후 아래쪽  절단 부위를 위쪽으로 당겨서 문합 즉 다시 꿰매 줍니다. 

치핵을 직접 제거하지 않고, 치핵이 있는 위쪽의 점막을 절제하는 이유는 점막 부위는 통증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신경이 예민한 치핵 부위를 직접 문합기로 찍어서 절제를 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쇼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PPH를 옹호론자들은 이렇게 하면 아래쪽 치핵 조직들이 당겨져 올라가고 위로부터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치핵이 사라진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제 소견으로는 이런 주장은 대부분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위로부터의 혈액 공급을 차단해도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것은 이미 위에서 말씀드린 치핵 동맥 결찰술(HAL)에서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아래에 있던 치핵이 조금 항문 안쪽으로 이동했을 뿐 여전히 항문 속에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 재발의 원인이 됩니다.
 

더구나 치핵수술을 받는 분들은 대개 내치핵만 단독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항문 밖으로 외치핵이 함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PPH로는 외치핵을 전혀 손댈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PPH에 더하여 외치핵은 기존 수술과 마찬가지로 외과적인 절제를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PPH가 내세우는 것은 통증 신경이 없는 직장부위 만을 수술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이 없고 직장 복귀가 빠르다는 것인데, 
이렇게 통증에 특히 민감한 외치핵을 절제하면 이런 장점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PPH 수술은 근치적 치핵절제술로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색소 레이저 치료

레이저 치료의 새로운 변신이 바로 색소 레이저 치핵 치료법입니다.

혈관 내에 특수 색소를 주입한 후 특수 레이저를 쏘이면 이 색소가 들어 있는 혈관만 파괴되기 때문에 치핵 조직만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론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도입된 지 10여 년 가까이 지난 요즘 색소 레이저 치료가 획기적인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알타주사요법

원래 중국에서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일종의 경화제를 근래 일본에서 성능을 개선해서 좋은 효과를 봤다는  연구결과 이후 국내에도 수년 전부터 도입되어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입니다. 큰 틀에서는 과거의 경화제 주사 요법과 사용되는 약제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치료법에 대해 특별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결국 이 치료도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건강이 허락지 않는 노령자 분들께 차선책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임시적인  치료법일 뿐입니다. 즉 치핵을 근치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주치료법이거나 수술을 대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치핵절제술 (conventional hemorrhoidectomy)

밀리건-모건, 점막하 절제술 등 교과서에 기술된 많은 수술법들, 즉 현재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수술법은  스스로는 '치핵근치술'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저희가 보는 견지에서는 치핵을 근치시킬 수 있는 수술법은 아닙니다. 따라서  '치핵절제술'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치핵근치술이라고 불리려면 최소 10년 재발률이 5%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볼 때,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치핵수술의 장기 재발률은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수술한 지 3-4년도 못되어 재발한 분들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것들은 새로 생긴 치핵이지 재발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만 이런 주장은 눈 감고 아옹하겠다는 것이지 환자분의 입장에서는 엄연한 재발입니다.


치핵근치술 (radical hemorrhoidectomy)

최소 10년 재발률이 5% 미만인 수술법을 치핵근치술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재발없는 치핵수술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벽은 대부분의 외과의사들이 갖고 있는 '항문 쿠션'이라는 개념입니다.

항문 쿠션이라는 구조물이 항문에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필요한 구조물이라고 보는 의사들은 치핵수술을 할 때 항문 쿠션이라고 보는 조직들을 남겨놓고 수술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런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항문 쿠션'이란'이란 조직은 마치 '용'처럼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개념이며, 항문 쿠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은 치핵 조직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항문 쿠션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고 근치적인 수술을 해온 과거 서울외과로부터의 수술 결과가 위의 주장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문제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굳이 찾아오셔서까지  말씀해 주시는 과거의 수술 환자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결국 수술 후 불과 2-3년도 안되어 재발하는 이유는 바로 항문 쿠션이라고 남겨 놓은 치핵 조직 때문입니다.


좌욕 (sitz bath)

이젠 좀 다른 부류의 치료법들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명 대증요법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좌욕입니다. 흔히들 좌욕을 꾸준히 하면 치질을 예방할 수 있고, 치핵수술 후에 좌욕을 꾸준히 하면 치핵의 재발을 예방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 의견은 정반대입니다.

좌욕을 습관적으로 하면 오히려 치핵의 진행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항문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좌욕은 항문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나고 아픈 경우나, 수술 직후 상처가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만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수 좌욕은 혈관을 확장시켜 피가 많이 공급되게 함으로써 상처 치유를 돕고, 긴장된 괄약근을 이완시킴으로써 통증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좌훈

간혹 의료기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좌훈에 대해 홍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좌훈이란 무엇인가를 끓이거나 태워서 나오는 김이나 연기로 항문 부위에 쐬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나오는 김이나 연기가 항문 주변 피부나 혹은 상처와 무슨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한(김이나 연기가   피부나 상처와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는 없겠지요?), 좌훈의 효과는 김이나 연기가 갖고 있는 온도에 의한 효과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도를 이용한다는 정도의 의미라면 좌욕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온도를 유지하고 전달하는 수단으로는 물이 공기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또한 좌욕은 김을 쐬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는 세척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 개인적으로는 좌훈의 이점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습니다.


내복약

치질 내복약으로 나온 약제들이 있습니다.

이들 약들은 거의 대부분 혈액순환 개선제로서 애초 하지 정맥류 등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혈액순환 개선제만으로 치핵을 완치시키거나 큰 개선 효과를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 치질 내복약은 갑자기 생긴 항문 출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 정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파심에 한번 더 반복해서 말씀드리면, 치핵 내복약을 장기간 복용한다고 치핵이 좋아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좌약 및 연고

치질 연고나 좌약도 비슷한 의미입니다.

치핵 자체를 개선하거나 완치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갑자기 항문에 상처가 생겼거나 치핵 출혈이 있을 때 통증을 완화하고, 감염을 예방하고, 출혈을 빨리 멈추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치질 좌약이나 연고도 오래 쓴다고 치핵 자체를 개선하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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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수술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이 병원에서는 치핵을 어떻게 수술하느냐?'고 꼬치꼬치(?)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환자분들도 알 권리가 있어서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이런 질문을 통해서 수술법의 우열을 판단해 보려고 하신다는데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분이 계셨습니다.

 

대장내시경검사 후 검사 결과를 설명드리는 중에 치핵이 꽤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떤 방식으로 수술을 하느냐?, 치질을 잘라내느냐? 다른 어느 병원에서는 속에 것을 파내기만 한다고 하던데 어떻게 다른 것이냐? 어떤 게 더 좋으냐?, 모 대학병원에서도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이 병원에서 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

 

이분의 질문은 끝이 없이 이어졌습니다.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분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면야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변을 해드려야겠지만, 사실 이런 질의응답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제 성공한 나로호랑 북한에서 얼마 전 쏘아올린 은하 3호랑 각각 어떻게 만드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이렇게 저렇게 만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런 대답만 듣고 일반인이 아 이건 이래서 좀 그렇고 저건 저래서 좀 낫구나 하고 구별이 됩니까? 또 다른 예로, 음식점에 가셔서 여기서 만드는 된장찌개는 옆 가게에서 만드는 된장찌개와 만드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질문해서 설명을 들으면, 아, 이 집이 더 맛있겠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까?

음식을 잘하고 못하고는 조리법 설명을 들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고, 맛을 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여기는 치질 수술을 이렇게 하고 저기는 저렇게 한다는 설명만 듣고 수술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직접 수술받으신 분들의 결과지요. 그러니까 정말 좋은 데서 수술을 받고 싶으시면, 수술받으신 분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세요. 그게 제일 정확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간신히 이분의 질문 공세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분은 검사 예약을 하러 오신 날에도 외래에서 같은 질문을 계속하셨거든요.

좋은 병원을 선택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런 병원을 찾느냐 하는 실제적인 지혜가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수술을 잘 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공통입니다. 

그래서 그 병원의 수술 후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수술 후기를 꼭 읽어보시기 전에는, 아니면 그런 분께 직접 들어 보시기 전에는 병원을 서둘러 결정하지 마십시오.

 

치질 수술, 함부로 받으면 안되는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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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범죄 현장 근처에 잘 못 갔다가 죄를 뒤집어쓰고 고생하는 주인공을 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다행히 셜록 홈스 같은 명탐정이 나타나서 누명을 벗겨주지만요.

 

그런데 치질은 누명을 벗겨줄 사람도, 자기 편이 되어줄 사람도 없으니 억울해도 보통 억울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자기 탓도 아닌데 항문에 생기는 온갖 불편한 증상의 원흉으로 지목이 되어 치질이 가차 없이 형을 집행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치질은 범죄(?)가 잘 일어나는 우범지대에 항상 있기 때문입니다.

치질은 성인이면 자신 스스로 알건 모르건 관계없이 거의 누구나가 다 갖고 있는 병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병원에 가서 항문 진찰을 받는다면 열에 아홉은 '치질이 있네요.'라는 이야길 들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한편 항문은 우리 몸 중에서 매우 바쁘고 항상 과로를 일삼는 부위입니다.

우리 생각엔 변을 볼 때만 잠깐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기침을 할 때 재채기를 할 때는 물론이고, 웃을 때나 소리 지를 때, 노래 부를 때, 의자나 방바닥에 앉아 있을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나 등산을 할 때, 심지어는 잠을 잘 때도 항문은 하루 24시간 거의 매 순간 변이나 가스가 새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매우 민감하게 조여졌다 풀어지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문은 쉴 틈이 없습니다.

 

더구나 항문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자리도 아니고 관리가 잘 되는 자리도 아닙니다.

더구나 양쪽 엉덩이 살이 공기도 안 통하게 주변을 답답하게 막고 있고 털도 자라나 있습니다.

한마디로 청결하게 관리가 되기 힘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는 부위이면서 청결이 잘 유지되지 않는 환경에 있는 항문엔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합니다. 

따라서 항문엔 치질 때문에 생기는 불편도 많이 있지만 치질과는 무관하게 나타나는 기타의 증상들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치질과 무관한 증상이 생겨 병원에 가도, 많은 경우 엄한 치질이 옆에 있다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치핵에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대표적인 증상 중에 항문 근육통과 항문소양증이 있습니다.

항문 속이 뻐근하고 이물감도 느껴지는 항문 근육통과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으로 병원에 가보면 진찰 후 치핵이 있다고 수술을 권유받게 되고 결국 관계도 없는 치핵수술을 받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증상들로 치핵수술까지 받고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분들 중에 항문 근육통 환자분과 소양증 환자분 각 한 분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근육통이 있던 분은 항문에 뭐가 끼어 있는 것 같고, 부은 것 같기도 해서 수개월 전에 모 병원에 갔더니 치질이 있다고 해서 수술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수술 후 의사선생님은 괜찮다고 하는데 본인은 계속 그런 증상이 남아 있어서 아무래도 치질이 덜 잘린 것 같다고 저희 병원에 찾아오셨습니다.

진찰을 해보니 치핵이 덜 잘린 것은 사실인데,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항문에 뭐가 낀 느낌 등 환자분이 호소하는 불편감은 애초에 치핵 때문이 아니라 근육통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근육통 주사를 항문에 놔드리고 2주 뒤 재진을 또 오시도록 말씀해 드렸습니다.

결국 치핵수술은 괜히 한 꼴이 된 것입니다.

 

소양증 환자분도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이 분도 내원 일 년 전쯤 항문이 너무 가려워서 동네 외과에 갔다가 치핵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치핵수술을 받았답니다.

그런데도 가려움증이 계속되어 너무 괴로운 데다가 요즘은 항문 속까지 불편한 느낌이 있어서 수소문 끝에 저희 병원에 찾아오셨습니다.

진찰을 해보니 전형적인 항문소양증이라서 애초에 치핵을 수술해야 할 이유가 없었던 분이었습니다.

더구나 수술한 항문이 매우 좁아져 있어서 소양증 때문이 아니라 항문이 좁은 것 때문에 할 수 없이 항문을 조금 넓혀주는 수술을 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겸사해서 수술을 할 때 항문 주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놔드리긴 했지만요.

이 주사는 좀 아프기 때문에 마취가 되어 있는 수술 중에 놔드리면 편하고, 또 소양증에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소양증은 앞으로도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오늘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잘려나가는 치핵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치핵이야 잘려 나가도 마땅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진짜 억울한 것은 치핵이 아니라 불필요한 수술을 받게 되는 환자분 자신입니다.

 

그러니까 치핵 수술을 받으시기 전엔 다음 질문을 꼭 하십시오.

"선생님, 수술을 받으면 지금의 불편한 증상이 없어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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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 정말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그중에 잘 찾아보시면 치질을 예방하는 많은 방법들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옳고 다 맞는 치질 예방법들입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는 '치핵'이란 용어 대신 편하게 '치질'이란 용어를 쓰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치질을 예방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는 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 치질이 예방되는지 이야기길 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듣는 분들이 치질 예방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왜 그래야 치질이 예방되는지 좀 더 근본적인 이유에 근거해서 치질 예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치질은 한마디로 항문 정맥류입니다.  확장된 항문 정맥이 원인이 되어 탈항과 출혈과 아픈 부종 등 치질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항문 정맥류가 발생하고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지 생각하시면 치질 예방법이 됩니다.

 

 우선은 치질 예방을 위해선 항문 정맥이 확장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겠지요.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것 

변 볼 때 힘을 많이 주는 것 

쪼그리고 앉거나 가부좌 자세로 앉는 것, 특히 따뜻한 방바닥에..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 

무거운 것을 들거나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하는 것 

술을 많이 마시는 것, 왜냐하면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니까
 

여러분들도 이런 것들이 항문 정맥을 확장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꼭 언급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쓸데없이 매일 좌욕을 하시는 것 
 

어떤 분들은 치질을 예방하겠다고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주아주 열심히 온수 좌욕을 하십니다. 여기에는 많은 의사들의 잘못된 권고도 한몫 한 것이 사실이지요.

 

그런데 한번 잘 생각해 보시지요.  따뜻한 물에 항문을 담그고 있으면 항문 정맥이 수축될까요? 아니면 확장이 될까요? 당연히 확장되지요. 결국 매일 꾸준히 하는 좌욕은  치질을 예방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것만 조심하면 항문 정맥은 전혀 확장될 일이 없고 치질이 예방될까요?

 

그렇지는 않겠지요.우리가 생활하는 과정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항문 혈관을 확장시키는 여러 압력들이 작용하게 되니까요.
 

매일매일 변을 보는 것, 변을 자주 보는 것, 한자리에 오래 앉아서 일하는 것,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것, 아기를 안아주고, 물건을 들어 옮기고, 계단을 올라가고 ... 

또 여성분들은 임신과 출산 과정, 다이어트로 생기는 변비 ....
 

항문 정맥을 확장시켜 치질이 악화되게 하는 것들을 일일이 들자면 한이 없답니다. 
어차피 어느 정도의 정맥확장은 피할 수 없다면, 치질 예방을 위한 다음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그때 그때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요.

1. 가장 대표적인 게 배변 후 비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비데의 물줄기가 확장된 항문 주위 정맥을 마사지해서 수축시켜 주기 때문에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비데가 없으면 샤워기로 씻어도 되고, 아니면 물로 직접 씻어주는 것도 비슷한 치질 예방 효과를 줍니다. 어떤 분들은 비데가 항문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시는데 제 의견은 다릅니다. 혹시 회교권 사람들이 변을 본 후 물로 씻는다는 이야길 들어보셨나요? 그래서인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치질이 우리만큼 많지 않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
병원에 오신 많은 분들도 증언하십니다.  전엔 치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비데를 쓰고 나서부터 많이 좋아지셨다고요.  그런데 실은 또 다른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답니다.

 

2. 바로, 항문을 가끔씩 오므려 주는 것이지요.

항문을 가끔씩 오므려 주면 괄약근이 혈관을 짜주어(squeezing) 혈액순환을 도와줘서, 결국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켜 주게 되고 치질을 예방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치질이 좀 심하다고 스스로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런 습관을 평소에 들여놓으면 치질이 더 심해지는 걸 예방하는 데 아주 좋습니다. 혹시, 혈관이 수축되라고 항문에 얼음찜질을 하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그렇게 하면 혈액순환이 너무 느려져서 피가 서로 엉겨 정맥 속에 혈전이 생기고, 결국 치질이 부어서 심하게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치질 예방이 아니라 치질 통증 조장이 되겠지요. 겨울철에 치질이 심해져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바로 찬 날씨 탓입니다.  

사실 항문을 오므려주는 것은 치질 예방 외에도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시지요?

 항문이 약해져 변실금이 생기는 것도 예방해주고, 요실금도 예방해 준답니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렇게나 하면 안 되고요. 5초간 최대한 오므린 다음 5초간 힘을 빼고 쉬는 것을 하루 두세 번, 한 번에 5분 정도씩 반복하면 이런 병들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바로 케겔 운동이라고 합니다. 말씀을 드리다 보니 글이 또 길어졌네요. 그래도 이제 치질을 예방하는 기본 원칙을 잘 이해하셨지요?  기억을 위해 치질 예방 원칙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첫째, 항문정맥이 확장되는 걸 피하는 것이고요.

둘째, 확장된 정맥을 수축시켜 주는 것입니다.


평소 치질 증상이 있으신 분들!

형제나 부모 중에 치질이 심한 분이 있으신 분들!

 잘 기억하시고 조심해서 심한 치질 걸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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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욕은 영어로는 sitz bath라고 하고, 한자로는 좌욕(坐浴)이라고 씁니다.  즉 '앉아서 하는 목욕'이라는 뜻인데 똥 목욕이 아니고 항문을 포함한 엉덩이 부위만 물에 담그는 상태를 말합니다.

 

엉덩이가 들어갈 만한 적당한 플라스틱 용기에 물을 담은 후 그 위에 앉아 있으면 되는데, 요즘은 좌욕 용도로 나온 플라스틱 용기(좌욕기)를 의료기 상회나 항문외과병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좌욕 물

- 좌욕 물은 수도에서 나오는 온수와 냉수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시면 됩니다.

- 간혹 멸균을 위해 물을 끓인 후 식혀서 사용하시는 분도 있는데 이렇게까지 공을 들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수도에서 직접 받은 온수와 냉수도 매우 깨끗한 물이며, 어차피 좌욕을 하게 되면 직장 속의 변 찌꺼기가 나와 물이 오염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마찬가지로 좌욕 물에, 수술 직후를 제외하곤, 소독약을 탈 필요도 없습니다.

- 죽염 등 소금을 넣기도 하는데 큰 의미가 없습니다. 좌욕의 효과는 물로 인한 세척과 항문 주변에 전달되는 물의 온도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좌욕 물의 성분에 따라 효과가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좌욕 물 온도

- 체온과 비슷한 37-38'C 정도가 적당합니다. 손을 넣어 따뜻한 느낌이 들 정도면 됩니다. 

- 항문에 통증이 있는 경우, 이열치열의 이치로 너무 뜨겁게 좌욕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손으로 좌욕 물의 온도를 가늠한 후 좌욕을 시작해야 합니다.

- 이렇게 너무 뜨거운 물에 좌욕을 하다가 자칫 항문 주위 피부나 점막에 화상을 입는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수술 직후에 뜨거운 좌욕으로 수술상처에 화상을 입으면 상처치유에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뜨거운 좌욕은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손을 넣어 따끈하다 생각되면 너무 뜨겁다고 생각하시는게 좋습니다.


좌욕시간과 횟수

- 한 번에 3-5분간 하며 변을 본 직후를 포함해서 하루 두세 번 좌욕을 하면 좋습니다.

- 변을 너무 자주 볼 때는 매번 좌욕을 하는 대신에 샤워기로 간단히 씻어주는 게 더 좋습니다. 

- 너무 긴 시간 혹은 너무 자주 좌욕을 하면, 가려움증 발생 등 항문 주위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좌욕을 언제 해야 하나?

제일 중요한 내용입니다.
① 좌욕은 항문에 이 있을 때 하는 것입니다.

- 항문 통증은 대개 항문괄약근이 경련을 일으킬 때 나타납니다. 직접 원인으로는 혈전, 치열 상처, 수술상처 등이 있으며, 이런 원인들로 인해 자극을 받은 괄약근이 경련을 일으키며 통증이 발생합니다. 

- 따라서 항문 통증이 있을 때 온수 좌욕을 하면 통증이 많이 줄어듭니다.

단, 몸살기가 있으면서 항문이 우리 하게 아프고 시간이 가면서 더 악화될 때는 항문 주위농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는 좌욕을 하면서 시간을 끌면 위험합니다. 빨리 병원에 가셔서 농양을 절개하셔야 합니다.

 

② 항문에 혈전(갑자기 피가 엉겨 생기는 멍울)이 생겼을 때 좌욕을 합니다.

- 혈전이 생기면 통증이 생깁니다. 역시 괄약근이 자극을 받아 경련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 따라서 혈전이 생겼을 때 온수 좌욕을 하면 통증이 많이 가라앉습니다.

- 또한 온수 좌욕은 혈전이 녹는 것을 촉진시켜 빨리 가라앉게 해줍니다.

 

 ③ 항문에 상처가 생겼을 때 합니다.

- 치열(변 볼 때 항문이 찢어지는 병)이 있는 분들은 변 볼 때 항문이 찢어져 통증과 출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온수 좌욕은 상처 자극으로 경련을 일으킨 괄약근을 이완시켜 줌으로써 통증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시킴으로써 상처가 빨리 낫도록 해줍니다.

- 치질 수술 후에도 온수 좌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어 상처가 잘 낫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처로 인해 자극된 괄약근이 경련을 일으키며 생기는 수술 후 통증을 효과적으로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 직후의 좌욕은 상처를 세척하여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좌욕, 언제가지 하나?

좌욕은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하면 됩니다. 즉, 통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번 볼 때 통증이 없으면 상처가 다 나은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좌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혈전이 생겼을 때는 통증이 없어진 이후에도 혈전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좌욕을 할 수 있습니다.


좌욕, 치핵 예방이나 수술 후 치핵재발 예방에 도움이 되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좌욕은 치핵의 진행을 조장시킬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치핵의 진행을 억제한다거나 수술 후 치핵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온수 좌욕을 하십니다. 그러나 좌욕을 하면 아시다시피 괄약근이 이완되며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치핵 진행이 더 촉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좌욕은 항문에 상처가 있거나 통증이 있는 동안에만 하셔야 합니다.

 

좀 더 나아가서, 치핵을 고치시겠다고 하루 몇 번씩 꼬박꼬박 좌욕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통증과 상처가 생겨 있는 동안은 증상을 가라앉히는데 좌욕이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통증도 없고 상처도 없는데, 좌욕만 꾸준히 한다고 치핵이 고쳐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핵이 있어 불편을 느끼시는 분은 좌욕을 계속하실게 아니라, 더 진행되기 전에 서둘러 치핵 근치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치핵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좌욕을 하시는 대신, 화장실 사용을 짧게 하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쪼그리고 앉거나 오래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을 피하시고, 복압이 지나치게 올라가는 운동이나 활동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친 음주도 좋지 않습니다. 가끔씩 항문을 오므려주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수술후 치핵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깨끗하고 확실한 수술을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술이 잘 되면 사실 치질 재발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미 치핵수술을 받으셨고 재발의 기미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위 문단에서 말씀드린 내용대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좌훈, 도움이 되나?

좌훈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지식의 범주 안에서는 좌훈은 좌욕에 비해 특별히 더  나은 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온수 좌욕의 효과는 물에 의한 세척효과에 물을 통해 전달되는 온도에 의한 효과입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물질(예로 쑥 등)을 가열한 증기를 쐰다고 특별히 더 좋을 일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좌훈이란 것은 세척효과가 전무하며 온수처럼 일정한 온도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종 증기의 온도 조절에 실패해서 항문 주변 점막과 피부에 심한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좌욕! 너무 열심을 내시면 손해를 볼 때가 많습니다.

탈장
맹장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