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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의 급성 충수염 - 초등학생도 피곤하다
-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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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 - 외과 전문의 배태석
근처 Y 대학병원에서 급성 충수염으로 진단되어 밤 12시가 다 된 시간에 저희 병원으로 찾아온 00 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초조하고 피곤해 보이시는 아버님에게 수술 설명을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첫 아이가 맹장염이라고 들어 수술까지 받게 되는 상황이다보니, 진단은 맞는 건지, 이런 어린아이도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지 궁금하신 게 많으시더군요. 차근차근 설명드리고, 항생제 치료로 완치될 수도 없고, 항생제를 쓰더라도 충수염이 터져 천공될 수 있음을 설명드렸고, 전 세계적으로는 만 12개월 미만에서도 충수염이 진단된 적이 있더라는 논문도 말씀드렸습니다.
오히려 너무 의연하고 덤덤해 보이는 00 이는 수술실에서도 의젓하게 마취과장님과 얘기도 잘 하고 수술도 잘 받았습니다. 마취를 깨우는 과정에서 오히려 잠투정때문에 수술실 선생님들이 놀랄 정도였지요. 응급실에서, 병원을 옮겨서, 수술까지 들어오느라 피곤했던 저녁이었으니 아이에겐 얼마나 단잠이었을까요.
여하튼 2박3일 주말동안 잘 입원해있다가 아무 탈없이 잘 보내고 00이는 집으로 잘 갔습니다. 잘 지내리라 생각했는데, 목요일 저녁 어머님이 병원으로 전화하셨더군요. 00이가 너무 피곤해하고 수술한 부위도 당긴다고.... 아이가 너무 늘어지고 힘들어하는데 괜찮은 건가 하고 물어보시더군요. 왠지 뭔가가 짚이는 게 있어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혹 00이가 어제부터 학교가기 시작했나요?
역시... 퇴원하고 3일정도 쉬고 개학일정에 맞춰 아이는 등교를 했더군요. 아무래도 방학이기도 하고, 수술도 했고,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지 않은 00이는 개학과 동시에 여기저기 불편함을 느꼈던 거겠지요. 그래도 전신마취하고 수술했는데도 한 일주일 푹 쉬지 못하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같은 가 봅니다. 어머님께 여차저차 해서 불편하게 느낄 수 있지만, 조금씩 경과보고 오는 주말동안 잘 쉬면 또 금방 좋아질거다 안심시켜 드리고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의젓하던 00이가 어린 나이에 전신마취를 해보고, 수술을 받아보기도 하면서도 잘 견디고 회복되고 있으니 지금부터 조금씩 세상에서 주어지는 부담과 책임들도 잘 극복해 나가리라 바래봅니다. 아이가 성장해나가면서 이 바쁜 현대 사회에서 견뎌내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함이 안스럽기도 하지만, 함께 커가는 친구들 속에서 잘 적응하고 건강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외과 전문의 배태석 작성. [ 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
http://blog.naver.com/joyfullh2005/22080385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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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 충수염과 함께 병발한 난소종양
-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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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 - 외과 전문의 배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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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야간에 급성 복통으로 젊은 여자분이 내원하셨습니다. 최근에 아파오신 병력을 듣고 진찰을 한 결과, 충수염이 의심되어서 복부초음파 검사를 하였더니 급성 충수염으로 진단되어 밤에 응급수술을 들어갔습니다.
;수술 소견은 사진에 보이시는 대로 초기 충수염에 준하는 상태였습니다. 수술하면서 흔히 하는 얘기로 충수돌기가 통통하게 익었다 라고 표현하는 - 의사들도 보통 사람인지라 편하게 얘기할 때가 많지요 ㅠㅠ - 말하는 정도였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충수염 수술이 잘 끝나고 ;
요즘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로 루틴(routine)으로 복강 내를 한번 휘이 둘러보는데, 좀 당황했습니다.
;바로 우측 난소종양이 있었던 거지요.
;일반적으로 임신이 가능하신 연령대의 여자분들, 요즘은 10대 초중반부터 50대 초중반까지의 여자분들은 "배란" 이라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난소에 생리적으로 낭종, 즉 물혹이라는 것이 생길 수 있습니다. 2-3 cm 크기는 자연적으로 생기다 없어지기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초음파로 관찰해보는 경우가 많지요.
;이 분도 아마 그런 과정 중이었던 것같습니다. 복부 초음파를 하면서 2 cm 내외의 난소 낭종이 관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수술시의 소견은 많이 달랐습니다. 거의 4 cm 이상의 난소 종양으로 보이는 소견이 있었고, 응급수술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던 겁니다.
;수술실에서 외과의사는 여러가지 상황에 맞추어 치료하기 위해 훈련되어 집니다. 할 수만 있다면, 수술 전에 충분히 예상되는 결과를 가지고 충분히 예상한 대로 수술을 진행해서 가능한 예상 범위안에서 환자가 회복되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최대한의 정보를 가지고 미리 이미지훈련도 해보고, 이렇게 저렇게 수술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수술에 임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수술전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들어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야간응급수술을 하면서는 아무래도 정보의 양이 한정될 수 밖에 없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더라도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분에게는 더 그랬습니다. 충수염으로 진단되어 수술받으시지만, 기왕에 수술하는 거니까 발견되는 모든 병들을 함께 치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전공분야가 아니기에 좀더 자세한 진료와 치료를 위해 저는 충수염 수술을 잘 마무리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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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은 2박3일 간 저희 병원에서 잘 치료를 받고 퇴원하셨습니다. 물론 입원 기간에 산부인과 전문의 선생님의 진료도 보았고, 젊은 여자분이시기에 충분한 치료적인 판단을 위해 대학병원으로 의뢰되었습니다. 요즘 TV에서 나오는 김사부 란 분은 트리플 보더 라고 해서 전문의 과정을 세가지를 이수하신 것으로 설명되더군요. 수술만 들어가면 모든 질환을 다 치료할 수 있는 그런 손과 머리, 너무도 부러운 노력과 열정입니다. 제게도 그런 열정이 있었더라면 하는 미련도 있지만, 제 수련과정을 생각하면 무디고 둔한 손재간과 능력을 잘 알기에 외과전문의가 된 거만으로도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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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제가 선 자리에서, 제게 주어진 일 만이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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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밑의 표는 난소 종양과 충수염의 병발 빈도가 얼마나 되나 알아보려고 찾아본 논문 중에서 2008년 american family physician 8월호에 실린 Sudden onset of Right lower quadrant pain after heavy exercise - 심한 운동후에 발생한 급성 우하복부 통증, 이라는 증례보고에서 정리한 우하복부 통증에 대한 비교표입니다. 증례에서 42세 여자 환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난후, 구토, 오심 증상과 함께 우하복부 통증, 38도 고열이 났는데, 충수염인 줄 알고 들어갔더니 난소 기형종이었더라 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질환을 정리한 겁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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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Differential Diagnosis of Sudden-Onset Right Lower Quadrant Pain
Condition | Characteristics of radiologic finding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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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 radiography | Computed tomography | |
Acute appendicitis | Nonspecific; a radiopaque fecalith is visible in fewer than 5 percent of patients | Inflamed appendix (larger than 6 mm in diameter), appendiceal wall thickening with wall enhancement, and periappendiceal inflammatory changes |
Gastrointestinal bezoar | Mottled radiolucencies in the interstices of a solid mass | Intraluminal mass with a mottled air pattern (characteristic) |
Ingested foreign body | Usually unreliable for nonmetallic foreign bodies | May show the foreign body itself; signs of perforation, such as intestinal wall thickening, localized pneumoperitoneum, regional fat stranding, and intestinal obstruction |
Ovarian cystic teratoma | A tooth or other calcifications Within fatty density | Complex tumor components (e.g., teeth and other calcifications, tufts of hair, fat, hemorrhage, signs of malignant change) |
Ureterolithiasis | Radiopaque spots along the presumed course of the ureter [출처] ;급성 충수염과 함께 병발한 난소종양 - 나도 김사부 였더라면...|작성자 ;기쁨병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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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문의 배태석 작성. [ 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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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 환자에게 맹장수술이란?
-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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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 - 외과 전문의 하광일
비만 환자들이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 침대에 누워있을 때, 피부 절개를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을 하곤 합니다. 물론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뚫기 위해 작은 절개를 하지만, 살이 많은 경우에는 나중에 꿰맬 때 시야 확보가 안되서 일반인 경우 보다 조금 더 크게 절개를 합니다. 벌써 복강경의 큰 장점인 작은 절개에 의한 미용에 대해서는 없어진 셈입니다. 두 번째 고민은 기구가 배 속을 들어간 이후 복강도 너무 시야가 좁아서 기구를 다루기도 힘들며, 내장 지방도 많아서 맹장까지 접근하는데도 힘듭니다. 그래도 맹장이 터지거나 오래 되지 않은 경우는 다행히 수술을 무사히 끝낼 수 있지만, 염증이 오래되고 심한 경우에는 맹장(충수돌기)을 떼지 못하고 배액술만 하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면 회복에 문제가 생겨서 간단한 수술이 나중에는 생사까지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외과 의사 입장에서는 수술 이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 않기 위해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수술을 하게 됩니다. 비만이라는 상태가 이제는 하나의 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금에, 환자 입장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비만이 다른 모든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외과 전문의 하광일 작성. [ 기쁨병원 진료실 이야기 블로그 출처]